경찰청은 어제 시위 진압용 물대포를 20m이내 근거리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직접 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없앴다.
자유선진당은 11일 촛불집회 당시 5-10m 떨어진 근거리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쏘아 규정위반 논란이 일었는데, 근거리 직사 금지규정을 슬그머니 없애 버린 것이다. 규정을 지킬 생각은 안 하고 규정 자체를 없애버리다니, 앞으로는 물대포를 바로 앞에서 사람에게 쏘아버리겠단 말인가? 말이 물대포지, 그 수압이 엄청나기 때문에 바로 앞에서 맞으면 사람이 쓰러질 수도 있다.
눈이나 코 등 얼굴에 직통으로 맞으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대포의 거리제한규정을 아예 없애버렸다는 것은 우리 경찰의 비인권적인 평소의 직무집행 태도가 그대로 투영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불법과격시위는 반드시 근절되고 공권력이 바로 서야 하지만, 시위진압방법도 비례의 원칙을 충족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집회 및 시위 주최자와 참가자의 신원 파악이 용이하도록 복면이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단순히 자신의 신원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면 몰라도 자신의 의사표시를 보다 강조하기 위해 복면이나 마스크를 쓴다면 그것은 상징적인 표현(symbolic expression)으로 당연히 보호되어야 할 국민의 헌법적 권리이다.
지난봄의 촛불집회가 다소 과격했다고 해서 시위방법이나 시위진압방법을 위헌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이자 우월적 지위를 갖는 헌법적 가치로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 경찰장비관리규칙의 재개정을 촉구하는 동시에 시위문화도 하루빨리 평화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며 악화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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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