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가 16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과 美·中 4者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밝혔다.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오는 5월에 4자 외무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고, 그 후 4자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평화체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먼저 現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전체제는 UN軍이 관할하는 군사정전위’와 중립국감독위로 구성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의 구상으로 볼 때, 군사정전위’는 남북 간 군사공동위원회’로 대체될 전망이고, 국제적 보장 장치로서의 중립국감독위’ 대신 美·中 양국으로 구성된 국제 관리기구’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UN軍과 한미연합사의 실질적 군사 억지력에 의해 보장되어 온 한반도 평화가 오직 남북 간의 군사 관리기구’만으로 보장될 수 있는가에 있다. 또 美·中에 의한 국제적 보장 장치가 美·中이 충돌할 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큰 의문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그리고 中長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영변 핵시설’ 외에도 많은 핵시설과 핵물질이 지하에 산재(散在)해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HEU(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재 평화체제 논의는 과거 先 북핵폐기’와 상호신뢰 구축’이라는 전제 대신, 北이 주장해 온 동시 행동’개념을 수용하여 핵 문제가 해결 안 된 상태에서 핵문제 해결과 병행 추진되고 있다. 이는 노 정권의 평화’ 열망과 서두름이 빚어낸, 매우 잘못된 북핵 접근방식이다. 북한은 평화체제’를 이용, 주한미군 철수와 더 나아가 한미 동맹의 폐기를 요구할 것이다.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정전체제를 관리해 온 유엔司의 해체가 불가피하게 된다. 그러므로 북한의 핵폐기가 가시적(可視的)으로 확실시되고, 국제 사찰기구에 의해 엄격히 검증될 때까지 평화체제 논의는 중단되어야 한다.
상대의 무력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상실할 때, 전쟁 위험은 높아진다. 섣부른 평화체제 구축 시도는 한반도의 평화를 오히려 파괴하고, 국제고립과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는 위험한 조치다. 집권 좌파 세력은 평화체제 모험 행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평화체제는 국제고립과 安保불안 가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