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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에 한해 미성년자를 성년으로 의제(擬制)키로
미성년 대학생 학부모 은행방문 안 해도 돼, 학자금 대출이자도 0.2-0.3% 인하 기대
학자금대출의 32.4%를 점하던 미성년 대학생이 앞으로는 부모의 동의(同意)없이 정부보증 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이에 따라 학부모가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며, 특히 부모가 없는 미성년 대학생도 연대채무자 없이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영진의원(서울 노원 乙)은 미성년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간소화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27일 대표발의(권영진의원 등 26명 공동발의) 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미성년 대학생이 정부보증 학자금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민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친권을 가진 부모 또는 후견인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하며, 만일 친권을 가진 부모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하거나 후견인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연대채무자를 확보해야만 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부모의 별거 또는 사망으로 동의를 얻을 수 없거나 후견인이 지정되지 않은 미성년 대학생의 경우는 연대채무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배울 능력과 의지가 있더라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교육의 기회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몰리게 됐었다. 심지어 부모 중 1명이 사망한 경우 남은 부모가 신용유의자이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때에도, 연대채무자를 확보해야만 대출이 가능했다.
원칙적으로 보면 학자금 대출 제도는 있었으나, 부모없는 미성년 대학생이 정부보증 학자금을 실제로 대출받기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에서 미성년자의 학자금 대출비율이 32.4%(2008년 총 634,934건 중 205,690건)에 이르고 있는 등 많은 미성년 대학생들이 부모 동의에 따른 불편함을 겪어 왔으며, 연대채무자를 구하지 못해서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한 수많은 불우한 학생들의 민원도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실제 올해 2월 재수를 해서 대학에 합격한 H씨는 정부보증 학자금을 대출받으려고 은행을 방문했지만, 대출신청을 거절당했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아버지는 이미 사망했고 어머니와는 어렸을 때부터 따로 살았기 때문에 연락이 두절돼 동의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H씨는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에 안타까운 민원을 신청했지만, 현행 법률에 따라 결국 정부보증 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없다.
이 법률안이 통과되면, 미성년자에게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부모동의 절차가 없어지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절차가 대폭 간소화되는 것은 물론 부모가 없는 미성년 대학생들도 연대채무자 없이 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돼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대학교육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금까지는 미성년자가 학자금을 대출받을 때마다 부모가 은행을 방문해야 했지만,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부모가 장학재단이나 금융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돼 학부모들의 불편도 완전히 해소된다. 특히 이에 따라 금융기관에서 학자금을 대출받는 때에는 학자금 대출금리도 0.2~0.3% 인하될 수 있다고 권 의원은 설명했다.
현재 학자금 대출금리(7.3%) 중 은행수수료가 0.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0.2-0.3%는 미성년자의 학부모로부터 동의서를 징구하고 이를 관리하는데 따라 발생하는 채권관리수수료 이다.
당초 미성년자의 성년 의제(擬制) 규정은 지난 해 정부가 제출한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안’에도 포함돼 있었으며, 법제처는 이 법률안에 대한 법제심사과정에서 현행 민법과 상충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난 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는 한국장학재단 설립의 시급성 때문에 성년 의제의 필요성이 충분히 심사되지 못한 채 해당 규정이 삭제됐다.
권 의원은 “미성년 대학생이 부모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해서, 대학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은 다른 법률행위와는 달리 미성년자가 대출계약을 하더라도 계약으로 인해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오히려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만큼, 현행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법정대리인의 동의(同意) 조항이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 배울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돈 걱정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복지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정안 통과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에는 학교간‧지역간‧소득계층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과 학교에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교육복지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이 오는 5월 7일 시행돼 한국장학재단이 설립되면, 빠르면 올 2학기부터는 한국장학재단이나 금융기관에서 현행 금리(7.3%)보다 낮은 금리로 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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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없는 미성년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길 열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