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법원 내부의 연구단체 실태 파악에 나섰다. 대법원은 특정단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최근 한나라당이 우리법연구회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새삼 기존의 입장을 바꿔 내부 단체 실태를 조사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
진보신당 대변인 김종철은 3일 논평에서 우리법연구회’ 같은 판사 모임이 존재하는 이유는 법원의 공식 조직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판사 개인의 연구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대법원에서 이렇게 판사들의 자율적 조직까지 속속들이 파악한 적이 언제 있었는지 묻고 싶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법원의 조치는 정치적 배경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은 그 결성과 해산에 관해 외부의 압력으로 결정될 수 없다. 그간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요구한 우리법연구회 해체는 사법부를 한나라당 아래 무릎 꿇리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무슨 권리로 법관들의 자발적 연구모임을 해체하라는 것인가. 또한 법관윤리강령상의 문제를 조사하려면, 구체적으로 관련 문제가 접수됐을 때 그 대상을 조사하는 것이 순서다.
우리법연구회에 대해 “문제없다”던 대법원의 입장이 실태조사로 변화한 것을 보며, MB정부 아래에서 사법독립이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 대법원은 저의와 배경이 의심스러운 법원 내 연구모임 실태 조사를 중단하라. 만약, 대법원이 정치적 배경에 의해 우리법연구회 등을 조사하는 것이라면 사법독립을 무너뜨리는 것은 우리법연구회가 아니라, 바로 MB정부에 굴복한 대법원 자신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 
우리법연구회 명단 파악 사법독립 무너지는 신호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