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남북정상회담 정례화’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했고,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작성한 ‘대선공약 진단 및 점검 결과 보고서’라는 비밀문건에는 남북정상회담을 핵심공약으로 지정해 임기 내 추진하며, 그 비용으로 국비 175억원이 책정됐음이 밝혀졌다.
특히 이 문건은 한반도평화체제구축을 위한 핵심과제를 정상회담으로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중점과제를 인도적 대북지원과 정부차원의 대규모 지원 등으로 정해 국비 1조원 이상을 책정하는 등 그간의 무분별한 대북지원이 정상회담의 사전포석이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대체 정상회담 175억원의 정체는 무엇인가. 어떤 기준에 의해 책정됐으며, 지난 4년간 어디서 어떻게 집행됐는가. 또 남북관계 및 북한의 변화와 연계한 정부차원의 대규모 지원은 무슨 용도이며, 어떻게 집행하겠다는 건가.대통령과 정부는 이 부분을 국민 앞에 정확히 밝혀야 한다.
최근 대통령이 내놓은 개헌도 대통령선거 당시 공약이었음에 비춰볼 때, 이 정권이 국민의 세금을 이용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깜짝쇼를 비밀리에 추진해왔으며, 이제는 실행에 앞서 분위기를 띄우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이러한 의혹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통일부의 2007년 업무추진계획 내부문건에서 북핵문제 타결을 위해 남북 최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고, 방북자들의 김일성묘소 참배제한 폐지까지 고려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뜬금없이 북한빈곤의 남한책임론을 들먹이며 북핵을 용인하더니, 이어 쌀 지원을 차관에서 무상으로 바꾸겠다며 임기말 대통령의 무리한 남북정상회담 공약이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미 북한의 핵무장으로 남북의 군사적 균형이 무너지고, 국가안보가 건국이래 최대의 위협에 처한 상황에서 추진되는 정상회담은 결코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정권의 남북정상회담 추진은 평화체제의 구축이 아니라, 평화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주객의 전도임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지지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 대통령이 임기 말에 밀어붙이는 남북정상회담이 무엇을 위한 것이겠는가.
또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남한 내 좌파세력연합의 궐기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의도는 무엇이겠는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추진되는 불순한 남북정상회담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이 정권이 북한 김정일 정권과 야합해 야당의 집권을 막으려 한다면, 소련과 합작해 6.25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무엇이 다를 것이 있는가. 이는 제2의 사상적 6.25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故신상옥 감독은 김대중 前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노벨상을 위해 민족을 판 당신을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을 대신해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전하고 싶다.
자신들의 정권연장을 위해 나라와 국민을 판다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국민들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말이다.
남북정상회담 175억원 정체를 밝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