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캠프 사람들, 과거 오랜시간 정당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 적절치 않아
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재벌저격수로 정평이 나 있는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혁신경제론과 함께 정책선거를 표방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 측에서 과연 장하성 교수가 어떤 역할이 맡겨질지요. 안철수 대선후보측은, 어제 오후에 정책로드맵을 내놓기도 했고 등등 여러 사항이 있습니다. 안철수 대선후보캠프의 정책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경제전문가 이원재 박사,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원재 정책기획팀장 (이하 이원재)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이원재 박사가 한겨레 연구소 하면 익숙한 분인데 뜻밖에 어떻게 캠프로 가셨어요?
이원재 :
저도 예정에 있었던 일은 아니고, 급작스러운 일인데요. 평소에 사회책임경영이나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점에서 안철수 후보가 우리 경제의 변화를 위해서 뭔가 진심을 담아서 하실 거라는 생각을 갖고 부탁을 받고 급하게 결정을 해서 합류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
어제 캠프 이름 지어서 보도가 됐는데, 진심캠프요? 이건 문학적인 부연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원재 :
하하. 저는 전반적인 그림을 말씀드리기 보다는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많은 개혁정책이라든지 좋은 정책들이 많이 연구가 되고 나왔는데 많은 것들이 실행이 안 됐습니다. 대통령들도 많이 공약했지만 안 지켜진 게 태반이고요. 실제로 그것을 하려고 하는 의지와 진심이 있었다기보다는 국민들을 선거 때 현혹시켜서 표를 얻어 보려고 그런 공약을 하고 정책을 내놨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약속한 것은 꼭 지킨다는 의미에서 해석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
고대 장하성 교수하면 삼성 주주총회 같은 데서 모습을 드러내서 굉장히 화제를 모으신 분이고 그런데, 안철수 후보 캠프에 참여해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이원재 :
저희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금 먼저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우리 정책은 지식 네트워크를 통해서 만들어 집니다. 과거 같으면 어느 한 사람이 정책을 모두 총괄하고 그 사람의 지시 아래서 각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이 일을 하는 수직적인 구조로 보통 우리의 오래된 기업에서 보는 그런 구조로 돼 있었거든요. 지금은 기업들도 많이 변했는데요. 저희는 여기서 좀 벗어나서 지금 소셜 네트워크 시대고 지금은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자기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 있는 그런 사회가 왔다고 보고요.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굉장히 많은 지식인, 전문가 그룹과 여기에 대한 일반 시민 그룹이 정책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각각 본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제안하고 그것을 우리 정책 네트워크에서 받아서 그것들 간에 상충하는 점과 모아지는 점을 모으고 조율해서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정책을 참여형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장하성 교수 같은 분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 굉장히 큰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분이셔서 이 정책 중에서 외교·안보·통일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정책을 조율하고 조정하는데 큰 역할을 주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그런데 이헌재 전 부총리가 캠프에 있고, 또 서울대 홍종호 교수 있고, 바로 이원재 박사도 정책기획팀장으로 계시고, 이원재 박사 같은 경우 많이 진보적인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는데....
이원재 :
이원재 팀장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앵커 :
이헌재 부총리와는 입장이 많이 다를 거란 말이에요. 김종인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에 함께 있는 것과 비슷한 모습인데 역할 분담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원재 :
저희들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를 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과거에 오래된 정당에 계신 분들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새로 만난 사람들이고요. 예전부터 안 후보와 끈끈한 인연을 맺었다기 보다는 가치와 방향에 공감해서 온 것이거든요. 가치와 방향에 대한 것은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에 나와 있는 것, 그동안 후보가 이야기 한 것, 또 우리가 내부에서 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 충분히 정리가 돼 있고, 우리는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고 거기에 걸 맞는 기능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예를 들어 이헌재 부총리 같은 경우 경제 관료로 최고봉에 올랐던 사람 아닙니까. 그리고 IMF구제금융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서 위기관리를 했던 분이고, 이런 관료로서의 경험으로 안철수의 생각을 구현시키는데 도움을 주시는 분이고요. 결과적으로는 그 경험과 기능이 후보의 철학을 실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그런 분이라고 보는 겁니다. 장하성 교수는 다른 영역에서 경제 민주화 영역, 시민운동 영역, 학계에서도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굉장히 권위 있는 학자인데요. 이런 학계에서의 경험이 여기에 더해진다고 보시면 되고 저 같은 경우도 언론인으로서의 경험이 있고요. 한겨레 경제연구소에서 기업의 사회책임 경영이라든지 하는 몇 가지 분야에 대해서 제가 갖고 있는 경험이 있습니다. 컨설팅도 했었고, 이 경험을 안 후보에게 더해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되고요. 이헌재 부총리의 관료로서의 경험, 장하성 교수의 학자로서의 경험, 홍종호 교수의 학자로서의 경험, 또 환경 분야와 4대강 사업 같은 국가 인프라 사업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제가 중간에서 여러 가지를 조정하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 이런 능력들을 결합해서 철학을 구현시켜간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런데 한 번 더 질문을 드리자면요. 이헌재 전 부총리는 '모피아의 뿌리' 그 자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시대적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재벌 중심 경제체제의 한 중심축을 이뤘던 분인데 이 분이 안철수 캠프에서 어떤 정책을 내 놓을 때 장하성 교수와 당장 부딪히지 않겠습니까? 어떤 방향성이 함께 될 수 있을까요?
이원재 :
저는 모든 일은 상황을 같이 더 보고, 맥락을 파악하면서 생각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예를 들면 IMF 구제금융 이후의 상황, 국가 경제가 모두 위기에 빠지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던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해야 되는 그런 상황에서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 여러 가지 정책을 직접 집행했지 않습니까, 그것은 그 위기 상황에서 했던 정책이었겠지요. 불이 났을 때 불을 끌 때는 어쨌든 물을 어딘가에 뿌려야 하고, 물을 뿌리다보면 잘못 뿌릴 수도 있고, 잘 뿌릴 수도 있고 그렇게 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시급한 목적인 불을 끄는 거니까 가구가 상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분이 불이 안 났을 때도 그런 방식으로 물을 뿌려서 가구를 상하게 할 것이라고 볼 필요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만 불을 끄는 경험을 가진 분이 같이 하는 것은, 그 경험이 상당히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봐야 된다고 봅니다. 장하성 교수도 마찬가지로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얘기를 했었는데요.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한다면, 지금의 나는 지금의 나라고 얘기를 하셨거든요, 그렇게 이해해 주시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
안철수 후보 캠프 측의 정책 로드맵 질문을 드려야겠는데, 참여하게 될 전문가들이나 정치인들의 규모를 설명해 주시면 어떤 분들이 함께 하게 될까요?
이원재 :
지금 말씀하신 분들이 경제 분야에서 참여를 하셨고요. 그것 말고도 많은 분들이 나오셨습니다. 예를 들면 복지 분야의 제주대 이상희 교수, 노동 분야에 전에 노동부 차관을 하셨던 정병석 차관님들이 같이 이미 이름을 내놓고 같이 하셨고요. 오늘 외교센터에서 외교안보통일포럼이 열리는데 여기서 윤영관 전 장관. 이봉조 전 차관 이런 분도 같이 와서 포럼을 열면서 정책 제안을 하시고요. 중요한 것은 저희가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라는 정책 토론 네트워크를 열어놓고 온라인으로 개설 신청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열리는 이런 중요한 포럼들은 홍종호 교수가 이끄는 혁신 포럼 이런 것도, 정책 네트워크 내일 안에 가입해 있는 하나의 포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포럼 개설 신청이 이틀 만에 300개가량이 들어왔어요. 전국 각지에 우리가 모르는 정책 취지를 갖고 있는 전문가와 국민들이 우리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토론해서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계속 말씀을 하고 계신 거죠. 그래서 이 많은 것들을 다 조율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저희가 해서 정책을 내놓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연구한 게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정책은 소통과 공감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행되지 않고 거짓말이 되고 실행하려고 하면 이해관계의 벽에 부딪혀서 좌절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
윤영관 전 장관의 참여가 확정된 겁니까?
이원재 :
네, 오늘 포럼에 오실 겁니다.
앵커 :
노무현 정부 시절에 기억에 남는 분들의 이름이 꽤 많이 보인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습니다. 캠프에서 어제 내놓은 대선 로드맵이 다른 안건 때문에 언론에 많이 묻힌 것 같습니다. 설명해 주시죠.
이원재 :
저희들은 정책 선거가 됐으면 좋겠는데 자꾸만 이렇게 네거티브 이슈가 나오고 그러니까 당혹스럽기는 한데요. 묻히지 않고 계속 정책선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저희 일정은 10월 7일 경에 저희들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를 발표하고 전 국민적으로 같이 토론하기 시작하고요. 한 달 동안 계속해서 그 문제가 있는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그 현장에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하나씩 순차적으로 발표를 할 겁니다. 그리고 11월10일 경을 전후로 해서 그때까지의 성과를 종합해서 일단 정책 공약을 종합적으로 발표를 할 겁니다.
앵커 :
11월 10일에 정책의 대부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이 된다는 얘기죠?
이원재 :
네, 그때를 전후해서요.
앵커 :
선거 한 달 전이 되네요?
이원재 :
네, 그렇습니다.
앵커 :
이게 기본적인 정책들은 마련 돼 있고 다듬는다는 거겠죠?
이원재 :
그것을 제가 좀 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정책에서 기본적이라고 한다면 어떤 사안에 대한 입장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다른 어떤 후보도 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것처럼 모든 사안에 대한 입장과 철학을 후보가 직접 밝힌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이 안 돼있다는 이야기를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하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사실은 오랫동안 후보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리를 했기 때문에 정리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문제의식을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면 그 정리된 것을 그대로 내놓고 국민들이 4지 선다형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처럼 하나를 찍도록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 정책이 나중에 실현될 수 있을까, 거짓말 하게 되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정말로 그 답을 그냥 내놓는 거보다는 문제를 내놓고 국민들이 어떤 것에 공감하고 무엇을 원하는 지를 계속 소통해 가면서 또 우리가 모르는 많은 전문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도 같이 전문성을 더하도록 해서 그렇게 해서 정책을 내놔야 완성된 정책이 된다. 주관식 답안을 같이 써 가는 그런 방식이죠.
앵커 :
11월 10일에 확정된 정책이 나온다면, 선거일까지 한 달 새에 무슨 수로 정책을 검증하느냐 하는 것이죠. 정책이라는 것이 참 판단하기 어렵고 다양한 토론이 필요한 내용인데 말이죠.
이원재 :
그 전에 토론을 해야 되는 거죠.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은 많은 정책들이 이미 나왔던 정책들입니다. 박근혜 후보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라는 표현을 쓰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가 공약을 했던 거거든요. 공약집에 보면 그 표현이 그대로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다 나쁘게 말하면 베끼기지만, 많은 정책들이 연구가 돼 있는 상태가 우리 사회인데요. 그것을 가져가 쓰는 후보, 조립을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은 전문가들이 많이 때문에 금방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소통해서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드느냐, 그 과정이 중요하고, 과거에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지금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만들어가야만 개혁이 가능하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입니다. 이게 미래의 방식입니다.
앵커 :
보통 경재민주화라는 용어로 재벌 독식구조라든지 많은 문제를 그 말에 담는데, 안철수 후보의 경우에는 이른바 혁신경제라는 용어를 쓰는데 혁신 경제란 경제민주화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 건가요?
이원재 :
경제 민주화는 공정 거래와 독점과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고요. 혁신 경제는 누구나 모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된다는 이야깁니다. 실험적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거나 중요한 R&D에 투자를 하거나 이럴 때는 반드시 위험이 따르는데요. 위험 때문에 실패해서 삶의 나락에 떨어지게 되면 사람들이 모험이 안 합니다. 모험을 안 하면 혁신이 안 일어납니다. 그러면 모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려면 보편적 복지가 되어서 최소한의, 실패를 하더라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재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되는데,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혁신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그런 모델입니다. 경제민주화도 여기에 연결되는데요. 모험을 해서 성공해서 지금은 중소기업, 중견기업 성장해 나가도 굉장히 어렵거든요 불공정 거래가 심하기 때문에, 그래서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져서 공정거래가 이루어지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모험을 하고 모험의 결과로 혁신을 해서 경제가 역동성을 되찾고 잠재 성장률도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과거의 벤처 기업 육성과는 다른 개념입니까?
이원재 :
벤처 기업이 육성돼야 한다는 점은 같지만 그것을 위해서 경제 민주화와 복지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점에서, 선순환 구조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층 발전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벤처 기업은 창업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었죠. 우리는 창업하는 사람들이 실패해도 살아갈 수 있도록 복지 시스템을 마련해 준다거나 이런 제도적인 측면에 조금 더 넓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김종인 새누리당 위원장이 안철수 후보 측의 경제관에 대한 비판을 내놓은 바가 있어서 그에 대한 반론과 토론도 필요할 것 같은데 오늘 시간은 여기까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안철수 대선후보캠프의 정책기획팀장을 맡고 있는 경제전문가 이원재 박사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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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