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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노장년층 등 2만명 방문…육아·공부 병행 등 대다수가 긍정평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린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 오전 10시 박람회 개장 전부터 구직자들로 길게 늘어선 줄은 오후가 지나서도 변함이 없다.
지난 2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 앞. 입장 등록을 하려는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채용박람회는 올해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다. 게다가 삼성전자, 현대차, 스타벅스코리아 같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드림오피스, 조아전자와 같은 중견·중소기업과 공공기관 등 모두 90여개 기업이 참여해 약 3100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으로 구직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입장 시에만 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박람회장 내 각 기업별 채용부스를 비롯 면접복장 대여, 면접 메이크업, 이력서 사진촬영, 입사지원서 클리닉 등 각종 지원 부스마다 서비스를 받으려는 구직자들로 종일 분주했다.
특히 자신에 맞는 일자리를 즉석에서 상담받는 ‘일자리 매칭관’은 16명의 상담사가 풀가동됐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이처럼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지만 시간선택제 특성상 박람회장에는 역시 경력 단절 여성과 중장년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몇 군데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상담을 마친 박진경씨(33·서울 영등포구)는 “아이가 아직 어려 장시간 일을 하기가 어렵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일도 하고 육아도 할 수 있어 저 같은 주부에겐 제격”이라며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일단 시간선택제 근무로 육아를 병행하며, 자기 개발을 한 뒤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한 뒤, 이곳 저곳 부스를 찾았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박람회장에 온 주부도 있었다. 생후 7개월된 딸과 함께 온 박희정씨(30·서울 성동구)는 “결혼 전 보석판매 일을 했는데 아이를 가진 뒤 그만 두었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일자리를 찾아 취업할 생각”이라고 시간선택제 근무를 희망했다.
얼마전 제대를 했다는 김민성(22·서울 광진구)씨도 “낮 시간에는 자격증 공부를 해야되기 때문에 밤에 할 일자리를 찾고 있다”며 “우선 시간선택제로 일하다가 자격증을 딴 뒤 원하는 기업에 정직원으로 들어가는 게 목표”라며 시간선택제 선택 이유를 밝혔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구직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자 기업들도 서둘러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교육 공공기관인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신현길 주임은 “시간선택제 정규직 근로자를 1명 뽑을 계획인데, 오늘 상담만 500명 했다”며 “정규직의 경우 정원 관리상 추가 채용은 어렵지만 정원 외 시간선택제 근무자 도입을 검토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시간선택제에 대해 사측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해부터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뽑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는 더 적극적이다. 이날 현장에서 구직자들과 상담을 진행한 김선주 주임은 “이번에 정규직 20명을 포함해 200명의 시간선택제 근무자를 채용할 계획”이라며 “오는 10월이나 11월 또 한번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이 있을 예정”이라고 말해 시간선택제가 하나의 채용방식으로 확실히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김 주임은 이어 “원하는 인재상은 정규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회사의 경우 서비스정신이 가장 중요시되며 책임감과 직업의식도 면접 시 중요시 여기는 중점사항”이라며 바라는 인재상을 설명했다.
이번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에 대해 취업 컨설턴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날 일자리 매칭관에서 하루 종일 구직자와 상담을 진행한 임영찬 커리어프렌즈 대표컨설턴트는 “상담 결과 구직자 대부분 사무행정(보조)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한 주부들은 현 거주지와 가까운 곳을, 그리고 짧은 시간을 선호하는 반면 남자는 더 긴 시간의 일자리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채용박람회에 온 사람들 상당수가 ‘내게 맞는 일자리가 과연 있을까’ 하고 회의를 품고 있었다”며 “구직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구직자 중 한 분은 명문대를 나와 국내 최고 기업에서 임원까지 한 분인데 이날 마땅히 매칭해줄 기업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부점장도 시간선택제로 뽑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처럼 다른 기업들도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면 좋겠다”고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용을 요청했다.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이날 채용박람회에 방문한 구직자는 모두 2만여명. 이 중 1만 5000명 정도가 실질적으로 상담과 면접을 진행하는 등 채용박람회는 성황리에 끝이 났다.
최종 채용은 기업별 심층 면접, 임원 면접 등 추가 채용절차를 거쳐 8월이나 9월 정도 결정될 것이라는게 박람회를 주관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설명이다.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여성가족부 등이 공동주최한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는 지난 4,5월 대전·광주·구미를 시작으로 6월 수원·창원, 7월 서울에 이어 9월 인천과 청주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역별로 개최되는 채용박람회가 시간선택제 일자리 구인기업과 구직자들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채용박람회 및 워크넷 서비스 등을 통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구인-구직 연결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시간선택제 활성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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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에 있다…‘내 일’, 그리고 ‘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