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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스템 변화 추진…비정규직 고용안정·처우균등에 관심
한국디지털뉴스 김형근 기자 = 노동개혁의 모범사례로 언급되는 독일 외에도 많은 선진국들이 노동개혁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GDP) 3만달러를 돌파하며 번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끊임없는 노동개혁으로 지속성장과 고용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또는 잡으려는 선진국들의 노동개혁 사례를 소개한다.
인사 노무관리에도 큰 영향을 끼친 일본 고용체계의 특징은 바로 연공임금과 종신고용이다. 일본은 이같은 고용시스템을 기반으로 1950~60년대 고도성장을 이루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부동산 버블이 꺼지고, 그 여파로 경제침체가 계속되는 등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기간, 일본의 경직된 노동시장은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 근로자파견제(법) 도입이다.
고용형태 다양화의 일환으로 지난 1985년 제정된 근로자파견법은 1999년 개정으로 파견 분야가 확대된데 이어 2003년 개정을 통해 항만운송, 건설, 경비, 의료를 제외한 제조업에도 허용되며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비정규직이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2008년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 고용근로자의 1/3에 이를 정도에 이르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노동조건의 격차는 공정한 노동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게 하고 비정규직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등 국가 경쟁력마저 약화시키는 등 많은 문제를 노출시켰다.
때문에 비정규직의 고용안정과 정규직과의 처우균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도 노동개혁의 과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민주당 정권 당시 법 개정으로 불법 파견 규제와 파견 노동의 무기고용 전환 등 규제 강화가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아베 내각이 근로자파견법, 한정적 정사원 제도 및 근로시간 유연화와 함께 일본 고용 시스템의 변화 유도를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파견법안에 따르면 규제 대상이 업무에서 사람으로 바뀌었다. 즉, 종래에는 파견업무 기간을 1년으로 하고 최대 3년까지 갱신할 수 있도록 했지만, 파견 노동자를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더라도 기간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개정안은 사람을 교체하는 것으로 파견 고용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반대진영에서는 이번 안이 평생을 파견 근로자화로 만든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또한 고용안정 조치도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3년이 경과했을 때 파견 회사는 사용 사업주에 대한 직접 고용 의뢰 다른 사용 사업주의 소개 파견 회사가 무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한때 성공한 것처럼 보였던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또 다시 성패의 기로에 놓여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일본경제는 지난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불황 탈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동안 엔화의 대대적인 양적완화로 가격경쟁력을 일부 회복했지만 경쟁력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노동생산성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동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필수적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모리타 교헤이 바클레이캐피탈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약세와 제조업에 대한 자본투자 집중에도 불구하고 일본 제조업은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면, 노동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개혁은 일본 경제 회복의 선결조건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노동개혁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아베 내각의 그간 노동개혁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아베 내각이 그간 추진한 일본의 노동개혁에 낙제점(D)을 줬다. FT는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보자면, 노동개혁은 아베 내각이 “해낼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분야”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우리 경제는 현재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절하, 미국의 예고된 금리인상 등 대외환경의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역시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돌파구는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으며,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노동개혁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1일 ‘노동개혁 향후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자체적으로 노동개혁 법안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한 이유도 이러한 절박성에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의 일본을 따를 것인가! 유연한 노동시장의 네덜란드를 따를 것인가! 이는 ‘잃어버린 10년’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강소국의 길’을 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에 다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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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경직성 풀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