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뉴스 정승로 기자 = 경희대학교 총학생회는 8일 비롯한 수도권지역 대학생들이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 예산의 졸속적인 통과를 규탄하며, 교육부에게 간담회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대학 인문역량 강화(CORE사업)’,평생교육단과대학사업’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인하대학교, 중앙대학교, 경희대학교를 비롯한 수도권지역 대학들이 정부의 PRIME사업 선정을 위한 계획수립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이에 반대하는 본격적인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지난 2일 국회에서 통과된 내년 예산 중 기존 2,706억에 이르는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이 3,000억 가까이 증액되었는데, 새롭게 신설되는 사업에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집행 되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견수렴과 논의절차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의 의견수렴은 지난 1월 황우여 교육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한 차례 진행되었지만, 당시 대학생들의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지난 10월에야 공개적으로 발표된 바 있다.
학생들은 ‘PRIME사업이 청년일자리 문제의 책임을 대학과 학생들에게 전가시키는 무책임, 책임회피의 전형’이라며, 마치 청년들이 취업하기 힘든 현실이 ‘대학들이 쓸데없는 학문을 가르치거나, 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전공을 선택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부가 대학교육의 장기적 전망을 내놓기보다 대학을 취업양성기관으로 전락시키는데 일조했다며 ‘교육부가 스스로의 역할을 배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인하대학교의 경우, PRIME사업에 대비해 기존 9개 학과로 구성된 문과대학을 3개 학과만 남기고 학제개편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대학구성원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학생들은 구조조정안 철회요구와 총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총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중앙대학교는 최근 예술대학의 정원을 150-200명 줄이고 ‘글로벌융합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대학당국이 막대한 예산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이번 PRIME사업은 대학의 학사체계를 뒤흔들만한 ‘핵폭탄’급 구조조정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또 PRIME사업이 ‘인문학 죽이기’라는 비판이 커지자 도입한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 즉 CORE사업은 사실상의 인문학 통폐합정책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CORE사업에 책정된 예산 중 대부분이 ‘융․복합 모델’에 활용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인문계열의 융․복합이 대체로 연관성이 부족한 학과 간 강제적인 통합으로 나타나거나, 타 전공계열에 흡수되는 경우가 될 확률이 높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기초 학문이나 연구가 보장되어야 하는 인문학의 특성상, ‘글로벌’, ‘융합’, ‘콘텐츠’라는 명칭으로 만들어진 유행성 학과통폐합 정책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오늘 날에 필요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생들은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될 학생들의 교육권은 어디서 보호받아야 하는지’ 되물으며, 이같이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업에 대한 예산을 통과시킨 국회의 무책임과 나태함을 비판했다. 무엇보다 예산안 통과 이후 사업 선정을 위한 학사개편 계획이 1월 중순까지 제출되는데, 단기간에 만들어진 구조조정안으로 인해 ‘새롭게 입학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현재까지 교육부가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 사업’에 대한 의견수렴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서 ‘교육부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와 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세종시에 위치한 교육부청사를 방문해 ‘교육부-대학생 간담회’ 요청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현재 교육부는 12월 중순까지 의견수렴절차를 진행한 후, 통과된 예산안을 반영해 기본계획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2월 초까지 접수를 마감해 3월까지 3단계에 걸친 평가를 진행한 뒤 최종 선정대학이 결정되게 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등 11개 총학생회를 비롯한 총 48개 학생회가 함께 명의를 모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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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각 대학학생 대표자 및 학생 기자회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