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조동석은 검사들과 5-6년전부터 이른바 허위진술죄(Falsestatement)를 연구하는 몇 모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가가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범죄를 직접 수사하고 법률을 적정하게 집행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조 차장은 범죄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신체와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항상 분쟁의 한가운데 서있는 사람들입니다. 치열한 다툼의 현장에서 시시비비와 책임의 소재를 공정하게 가리는 것이 저희들의 소임이며,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있었던 그대로 확인하는 것이 저희들의 일상적 업무라고 말했다.
거짓으로 인한 사실 왜곡 피해는 진실한 자들의 몫(?)
권위주의 시대의 종식과 민주화의 진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와 해방과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정부에 이르는 동안 범죄자와 피의자의 인권은 선진국 수준이상으로 신장되어 저희들 눈에 이들이 민주화의 최대 수혜자가 아닌가 여겨질 정도입니다. 이들이 거짓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을 위하여 거짓말하는 것조차도 자유와 권리인 것처럼 인식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거짓말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기세 또한 거세고 거칠어져서 능히 사실 확인 작업을 방해하기에 충분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거짓과 거짓말에 의하여 사실이 왜곡되거나 은폐될 때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자는 진실한 자들입니다. 거짓말에 대하여 죄의식을 느끼는 선량한 사람보다 아무 죄의식 없이 거짓말을 꾸며대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사실이 확정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자신의 진실을 믿고 진실만을 말하고자 하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의 거짓말까지 동원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사실이 인정되는 사회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입니다.
저희들은 직업의 현장에서 이와 같이 위험스러운 상황의 도래가 임박하고 있음을, 아니 그러한 상황이 이미 도래하였음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절박한 직업적 양심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진실한 사람들을 억울하게 만들고 세상에 불신의 씨를 뿌리는 거짓말에 고삐를 채우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허위진술죄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형사사건으로 피의자나 피해자로 조사를 받음에 있어 다른 사람들의 거짓말로 인하여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들, 거짓 진술의 강요나 권유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저희들의 연구결과가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저희들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허위진술에 대한 각 나라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연방수사기관에 대한 허위진술에 대하여 허위진술죄로 처벌하고, 프랑스는 사법경찰관 면전에서의 허위진술을 위증죄로 처벌하며, 독일은 참고인이 피의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허위진술을 할 경우는 무고죄로, 유리한 내용의 허위진술을 할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하는 등 각 나라는 수사단계에서 행해지는 참고인의 거짓말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의 경우 고소인 아닌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악의적으로 허위진술을 하더라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때문에 이로 인해 억울한 피의자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사법적 정의의 실현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참고인 진술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있어 여전히 핵심적 지위 차지
그동안 형법 개정안 논의에서 허위진술죄의 도입 필요성을 역설 할 때마다 “과학수사를 외면하고 사람의 진술로 손쉽게 사실을 인정하려는 수사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과학수사를 통하여 사실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사건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사건은 그와 관련있는 사람의 진술을 종합하여 사실의 전모를 밝힐 수 밖에 없습니다.
과학수사결과를 활용하는 일부 사건의 경우에도 사람의 진술이 뒷받침되어야만 사실의 전모를 밝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수사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건은 참고인의 진술이 그 실체적 진실을 규명함에 있어 여전히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참고인의 진실한 진술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즉 참고인 진술의 진실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비하는 것이 형사사건의 실체를 왜곡되지 않게 드러내는데 무엇보다도 긴요합니다.
허위진술죄’에 대한 작은 공감의 장 마련
또 혹자들은 참고인에게 진실한 진술을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사법절차 참여 욕구가 증대하고 이에 따라 배심제 도입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이제 사법절차의 원활한 운영은 범죄로부터 사회가 편안하게 방위되기를 원하는 모든 국민의 참여와 협조 속에서 이루어져야할 과제이며, 이를 위한 국민 개개인의 참여와 노력은 단순한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국민으로서 부담하여야 할 최소한의 법률적 책무로 인식되어야 할 때입니다.
거짓말을 일삼아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내고 정부기관의 적법한 기능 수행을 부정하게 방해하는 행위조차도 방치하는 것이 옳다는 의식수준으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사회적 환경을 쾌적하게 해주는 사법적 정의의 실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허위진술죄에 대한 위헌시비에 대하여 국가는 시민들에게 국가의 사법기능에 협조하고 진실된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할 권한이 있고, 국민들은 정부기관의 원활한 사법작용과 정부 업무의 신속한 진행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는 미연방대법원 판결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현재 허위진술죄 연구모임은 주로 검사들을 중심으로 하고 지적 호기심있는 판사, 변호사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으나, 향후 허위진술죄의 입법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널리 학계와 관심있는 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작은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허위진술죄 연구 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