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소규모의 부족국가를 제외하면 한 국가로서의 체계를 갖추고 있는 한, 다른 국가와의 관계는 생성되게 마련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1세기 오늘날의 시점에서 국제화란 국가·조직·개인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다차원적인 변화를 수반하고, 어느 누구도 세계의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수사와 기소에 있어서도 세계의 통합화 현상에 따라 마약거래, 돈세탁, 사기 등과 같은 중대한 국제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위하여 국제협력의 필요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범죄가 국제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해외여행객 및 교포의 숫자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 국민을 상대로 한 각종 사건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상반기 우리나라 해외 여행객은 약 543만명에 이르고, 해외 교포도 663만명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에만 해외에서 여행객 등 약 4200명의 우리 국민이 각종 사건·사고의 피해자가 되었다.
한해 4200명 해외에서 사건사고 피해
이와 같은 국제범죄에 대처하고, 우리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외국과 범죄인인도조약이나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체결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20개국과 형사사법공조조약을, 25개국과 범죄인인도조약을 체결하고 있을 뿐이다.
형사사법공조조약 등이 체결되어 있지 않은 국가와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당사국의 선의에 의한 협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 사법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 또한 정식 절차를 통한 형사사법공조도 각 국가와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을 경우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검찰도 국제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검찰청은 1996년 국제검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Prosecutors) 설립 당시부터 기관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검찰간부가 계속 집행위원으로 선임되어 적극 참여를 하고 있다. 국제검사협회는 세계 약 120개국 118개 검찰기관 및 약 1400명의 개인회원으로 구성되어, 20만 검사들을 대표하는 비정치, 비정부 회의체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서울에서 제9차 국제검사협회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제사회에서 우리 검찰의 위상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과 성공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다.
올해 파리에서 열린 제11차 국제검사협회 총회에도 검찰총장이 참가하여 헤닝포드 덴마크 검찰총장 겸 국제검사협회장, 타다키 케이이치 일본 검사총장 등 회의에 참석한 각국 검찰총장들과의 만남을 통하여 각국 검찰과 상호 협조방안 등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의 사법관계자가 대검찰청을 방문하여 양국간 사법관계 현안을 논의하는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만도 중국 최고인민검찰원 후커후이 부검찰장, 중국 공안부 멍홍웨이 부부장, 우크라이나 메드베드코 검찰총장, 일본 야마모토 슈우조우 최고검찰청 공판부장 등 외국의 사법기관 고위 관계자가 대검을 방문하여 양국간 사법협력 강화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사법당국 국제협력과 검찰 국제역량 강화
이러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국제 역량 강화가 토대를 이루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매년 95명의 검사가 세계 14개국의 대학이나 검찰기관 등에 연수를 나가 형사사법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각국 검찰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연구한 자료들은 매년 논문집으로 발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각국의 형사사법자료와 인물정보 등을 망라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증가하는 국제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계속 노력하여 오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말했듯이 평평해진 세계속에서 국제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 검찰이 되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국제화 시대 검찰의 역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