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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싣고 희망버스는 간다
희망버스. 과거 한진중공업 사태 때 크레인 위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고공시위를 펼친 김진숙 민노총 위원을 응원하고자 지지자들을 실어나른 버스를 그들은 그렇게 불렀다.
[뉴스파인더]당시 몇 만명에 이르는 엄청난 인원이 희망버스를 타고 시위장으로 이동했고, 그들은 경찰과 거대한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희망버스는 과연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일어난 시민들을 태워다 준 버스일까. ‘희망’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포장한 채 경찰과 맞서는 또 다른 의미의 용역일까.
노사갈등에 더해지는 제3자의 개입. 이는 약자를 위한 응원이 맞나. 어쩌면 더 격한 노사간의 전쟁을 일으키는 세력이 아닐까.
지난 주말 울산 현대자동차 앞에서 일어난 ‘희망버스’ 폭력시위 사태를 보자. 오죽했으면 검찰이 현대차 울산공장 폭력시위 사태에 대해 구속 수사까지 벌이기로 했을까.
무려 100대의 희망버스, 그 희망버스에 타고 있던 폭력들이 내렸다. 무려 3천여명. 그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바람직한 요구인지 아닌지를 떠나 그들의 폭력성을 꾸짖어보겠다.
그들은 저녁이 되자 펜스를 무너뜨리고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길이 2m에 달하는 죽창을 찌르고 휘둘렀다.
현대차 보안요원들이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고, 민노총 간부는 “앞으로, 앞으로”를 외쳤다. 마치 훈련받은 전경이나 군인들이나 외칠 것 같은 구호를 떠들면서 대열을 갖춘 그들은 “때려”라던가 “대기” 등의 구호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이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쇠파이프 부대가 나타났다. 그들이 휘두르는 쇠파이프에 현대차쪽에선 무려 80여명의 부상자가 나왔고, 시위대에서도 10여명이 나왔다.
죽창과 쇠파이프로 기획한 폭력이 틀림없어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시위대가 묵은 송전탑 앞 주차장엔 술병과 쓰레기가 넘쳐났다고 한다. 그들이 술판을 벌인 것이다.
‘희망’버스라 이름 붙인 그 버스엔 무시무시한 폭력들이 타고 있었다. 마스크를 한 채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망가지고 부패한 사회의 단면을 본다.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폭력이 자행되는 그 공간에서, 그들이 과연 무엇을 외칠 수 있을까. 설령 그들이 외치고 있는 것이 정말 정의라고 하더라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자고 외치면서 사람을 때리는 행위. 그것만큼 이기적이고, 반인륜적인 장면이 또 있을까.
법과 원칙이 있는 사회. 그 사회에서 이뤄가는 합의야 말로 진정 민주주의이고, 진정한 승리다.
희망버스 시위대들이 만들어가는 것은 과연 약자들의 ‘올바른’ 외침인가. 아니면 불법 시위꾼들의 폭력인가. 그 목소리를 듣고 사측은, 아니 국민들은 희망버스의 마음을 헤아릴 것인가. 아니면 손가락질 할 것인가. 생각해보라.
희망버스에 실려 있었을 그 죽창과 쇠파이프를 보니,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우리 사회는 그런 예쁘고 숭고한 말들로 치장한 거짓들을 많이 본다. 희망이나 사랑, 민중, 인권 같은 말들 속에 숨겨진 것들은 때때로 뒤에 칼을 숨기고 있다.
그 칼을 휘두르며 자신의 명분이 희망이나 사랑, 민중, 인권이라 말한다. 국민들의 뜻이라고 말하고, 약자의 의지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칼에 베이고 찔리는 이들은 당해도 마땅한 이들인가.
우리 사회는 진짜 ‘약자’를 이용하는 ‘거짓 약자’들로 넘쳐난다. 폭력배들이 ‘썩어빠진 사회를 반대한다’고 외치며 쇠파이프를 휘두르면, 일부는 그것을 거대한 힘에 저항할 수 있는 약자의 용기로 받아들인다.
희망버스를 폐기하자. 더 이상 이 사회에 남겨진 부끄러운 단면들을 실어 나르지 못하게 하자. 희망버스가 태우고 다니는 그 쇠파이프와 죽창들은, 그나마 남아있는 희망을 죽이기 위해 휘둘러진다. 흉기들이 크게 그어질 때마다, 우리 사회는 병들고, 나약하고, 또 처참해진다.
희망버스는 더 이상 추악한 탐욕과 무질서, 무분별한 폭력을 사업장에 버리고 가지 말라. 이 사회의 쓰레기들을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협상테이블에 올리려 하지 말라.
도로를 점거한 채 시설을 부수고, 불법진입을 시도하는 그들이 이름 붙인 ‘희망버스’.
이런 것이 정말 희망인가. 그렇다면 이 시대가 말하는 ‘희망’은 이미 부숴졌다. 다 망가졌고 고장났다.
경찰과 맞서는 게 정의이고, 기업에 맞서는 게 약자의 용기인가. 그런 게 정말 희망 맞나? 희망까지 다 망쳐버리는 버스가 전국을 돌며 노동자를 위한답시고 부수고, 때리고 욕한다.
국민들은 ‘희망’이라 써있는 추악한 버스를 제대로 바라보라. 사정을 모른 채 무작정 ‘희망’이라길래, 비정규직 편이라길래 응원했던 이들은 모두 현실을 직시하라. 그동안 옹호해온 약자의 정의가 이토록 매몰차게 거짓이었음을 깨달아라.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폭도인가? 그게 아니면 ‘희망’이라는 말에 속아 소위 ‘쪽수’ 또는 ‘규모’가 되어주며 이용당한 불쌍한 어린 양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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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파이프가 내리면 사회의 희망은 죽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