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이 큰 한옥으로 새 옷을 입고, 태극기를 든 백범 김구선생의 대형 사진이 서울시청 서쪽 외벽에 걸리는 등 광복 70주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가 10-20을 ‘나의 광복 특별 주간’으로 선정, 이 기간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기념행사 세부 일정을 공개했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관점에서 광복 당일 24시간을 시각과 청각 언어로 재구성해 선보이는 이색 전시 개막부터, 단 하루만 들을 수 있는 3시간 완판 판소리 ‘백범 김구’, 풀밭 위에서 펼쳐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서울시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서울시민여성합창단의 감동적인 공연 일정을 챙겨보자.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환국 시 탔던 수송기와 같은 기종인 C-47기를 첫 공개하는 자리에선 실제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던 윤경빈 선생(96)을 만나볼 수 있고, 상하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아들, 딸, 증손자 등 후손 8명은 3박4일 일정으로 방문한다.
특히 이번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작년 상하이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과의 간담회에서 광복70주년에 이들을 서울로 초청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다.
<이색 전시 '24시간' 개막…광복 한․중․일 관점에서 시각, 청각으로 조명>
오늘 오후 6시예전 일제 강점기시대 경성부 건물이기도 했던 시민청 갤러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이만열 시민위원회 위원장,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서해성 예술감독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시간> 전시 개막식이 진행된다.
전시 관람과 토크쇼가 열리고, 개막공연으로 한·중·일 삼국의 전통현악기인 해금(강은일), 중국 얼후(박두리나), 일본 샤미센(도키와즈 시오)이 아름다운 협연을 들려줄 예정이다.
서로 비슷한 듯 다른 삼국 삼색의 연주를 들으며 시민들이 서로 다른 모습의 광복을 청각적으로 체험하고 시대를 초월해 삼국의 화합을 기원한다.
24시간은 1945년 8월 15일 정오에서 8월 16일 정오까지의 24시간을 한·중·일 세 나라의 관점에서 시각과 청각으로 조명한 특별전시로 오는 30일까지 개최한다.
한국은 광복/해방, 일본은 종전/패망, 중국은 항전승리기념일로 기록하고 있는 1945년 그 날, 세 나라의 상황이 어떻게 비슷하고 또 달랐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다.
항전승리기념일(第二次世界大战对日战争胜利纪念日. 9월3일. 2014년 제정)
특히 청각 전시는 TV와 같은 시각매체가 없던 당시, 세 나라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들을 민중에게 전해주었던 매체가 라디오였다는데 착안, 세 나라의 광복 당일을 ‘라디오’ 방송 형태로 구성했다.
라디오 뉴스 앵커는 애니메이션과 외화, 다큐멘터리 나레이션과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독특한 발성으로 널리 알려진 김도현 성우가 맡아, 녹음을 진행했다.
개막식 첫날 음악으로 삼국이 조우한다면, 13일 같은 장소에서 세 나라의 역사학자가 만나 ‘1945년 8월 15일 그 날’을 주제로 ‘한중일 토크쇼’를 갖는다.
서해성 예술감독이 사회를 맡게 될 예정이며, 한국 8.15를 맡은 현대사학자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교수, 중국 8.15를 맡은 재중동포 출신 김준(시립대학교) 초빙 교수, 그리고 일본 8.15를 맡은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가 참여한다.
이 중 광복 당시 일본의 상황을 설명할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인 출신이나 한국으로 귀화한 학자로 더욱 폭넓은 시각으로 당시 상황을 통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하이 독립유공자 후손 8명 방문…박 시장 지난해 초청 약속>
오는 13일엔 상하이, 난징 등에 거주하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 8명이 서울을 방문한다.
이번 행사의 초청 대상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자리했던 상하이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김복형, 유기석, 강인수, 이동화 선생의 후손들로 구성됐다.
8명은 김복형 선생의 손자, 손자부, 증손자 유기석 선생의 아들, 딸 강인수 선생의 딸, 사위 이동화 선생의 외손녀.김복형 선생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내무부 직원 및 흥사단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인물. 유기석 선생 : 1928년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재중국조선인무정부주의 연맹을 조직하고 활동했으며, 상하이사변 이후에는 각종 항일단체에 가입해 천진 일본총영사관 파괴 및 주중 일본공사 유길명 처단 등을 시도하는 운동을 펼쳐왔다.
강인수 선생 의열단에 가입해 활동했고, 황포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대일전에 참여했다.이동화 선생 : 중국 상하이에서 의열단에 가입해 활동했고, 1920년대에 강도 높은 암살, 파괴활동으로 의열투쟁의 대명사로 여겨진 운동가이다.
이들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15일 광복절 경축행사에 참석하고,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등 독립운동사적지를 방문하며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과 광복의 참뜻을 되새긴다.
이외도 ‘풀밭 위의 콘서트’, ‘돌아온 이름들’ 등 기념행사에 참여해 서울 시민들과 함께 광복의 기쁨을 누릴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환영오찬에서 이들과 9개월 만에 재회해 광복70주년의 기쁨을 나누고 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3시간 완판 판소리 '백범 김구', 15-16일 '풀밭위의 콘서트'>
14일 오후 6시 숲과 나무의 고즈넉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을 찾아가 유네스코 인류구비전승 세계유산인 김구 선생의 육필 원고인 <백범일지>를 ‘판소리’로 재창작한 ‘백범 김구’를 만나보자.
판소리 ‘백범 김구’는 약 3시간 분량으로, 1부 ‘빼앗긴 나라-청년 역정’에는 왕기석 명창이, 2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는 왕기철 명창이 3부 ‘갈라진 나라-해방시대’에서는 임진택 명창이 각각 김구 선생 역할을 맡는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02-351-6520으로 사전 신청하면 좌석을 배정 받을 수 있다.
15-16일에는 가족과 연인, 친구의 손을 잡고 서울시 용산 가족공원에서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전하는 광복의 감동을 느껴보자.
광복절 당일인 15일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며, 16일에는 서울시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시민여성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진다.
시는 이번 광복절 기념공연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시민 오디션을 통해 단원들을 선발해 ‘서울시민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서울대 음대 김덕기 교수가 지휘를 맡아 공연을 준비했다.
서울시민여성합창단은 개신교, 불교, 성균관,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총 6개의 종교단체+탈북여성을 포함한 남북 여성합창단+장애인 자녀와 어머니가 함께하는 합창단 등 우리사회의 다양한 단체, 다양한 구성원 235명으로 구성했다. 서울YWCA합창단 상임지휘자인 김택환이 지휘를 맡았으며, 세종문화회관의 시 유스오케스트라 김지환 단장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청산에 살리라’, ‘아리랑’, ‘우리의 소원’ 등 총 5곡을 부를 계획이다.
오는 15,-16일 ‘풀밭위의 콘서트’는 저녁 7시 30분부터 9시까지 90분에 걸쳐 공연되며, 입장은 전석 무료로 선착순 입장 가능하다.
<1여의도공원에 C-47기 수송기 공개…실제 탑승했던 윤경빈 선생 참석>
18일 오후 3시, 여의도공원에선 70년 전 상해 임시정부 요인 15명이 탑승해 귀국했던 수송기와 동일기종이자 대한민국 공군이 최초로 보유한 C-47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임시정부 요인 15명이 환국한 건 1945년 11월 23일. 이보다 석 달 앞선 18일엔 대한민국 광복군 정진대 이범석, 김준엽, 노능서, 장준하 선생 등이 C-46기를 타고 경성비행장(여의도공항)에 도착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선 실제 1945년에 C-47기에 탑승했던 윤경빈 선생(96)이 참석해 70년 만에 다시 비행기를 탑승하는 특별행사가 펼쳐진다. 윤경빈 선생은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의 경호를 맡는 등의 한국 광복군 활동을 했다.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66)씨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줄 예정이다.
수송기 내부는 상하이에서 서울로 오는듯한 체험 영상 스크린으로 꾸며졌으며, C-47기를 둘러싼 역사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됐다. 전시는 2018년까지 3년간 진행된다.
‘나의 광복’ 주간의 마지막 날인 오는 20일에는 국세청 별관이 78년 만에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가 덕수궁의 좋은 기운을 해치기 위해 건축한 국세청 별관 철거를 지난 4월부터 시작한 바 있으며, 그 자리에 광장을 조성해 오는 20일 시민에게 공개한다.
남원준 시 복지본부장은 “이번 광복70주년 기념행사는 광복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함께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또한 분단의 역사를 알고 통일 한국으로의 완전한 광복을 성취하기 위한 열망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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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기념행사 팡파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