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뉴스 정승로 기자 = 시민이 서울시 예산편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제'. 지난 5년간 시행되어 오면서 매년 15만명이 직접 참여하고, 4천여건이 넘은 시민제안사업을 신청받아 시민의 손으로 사업을 심사 선정한 후 매년 500억원 참여예산사업을 편성함으로써 재정 분야의 참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서울시민이 다양한 도시문제 해결을 위하여 필요한사업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안하면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심사, 시민 전자투표, 전문 설문기관 선호도 조사 등을 합산한 결과에 따라 사업을 최종 선정, 예산에 반영하는 제도다. 시는 매년 총 500억 원 규모로 주민참여예산을 편성해왔다.
시가 지난 5년 성과를 바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를 '시민참여예산제'라는 새 이름으로 업그레이드 개편한다. 핵심은 사업 제안 정도에 머물렀던 시민 참여 영역을 시 재정 전반의 집행 결산, 낭비요소 등 모니터링까지 대폭 확대하고, 시민 제안 아이디어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강화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인다.
시는 '시민참여예산제'라는 새 이름과 함께 개선방안을 지난 20일 시민에게 소개했다. 지난 7개월간 민 관 재정전문가가 참여하는 ‘참여예산 제도개선 TF회의’와 ‘시민토론회’ 등 25차례 논의를 거쳐 마련한 전면적 개편방안이다.
개선방안은 분야별 민관예산협의회 신설 사업제안 자격 확대(개인-단체) 참여예산위원 선정시 예산학교 이수자 풀(pool) 활용 생활밀착형 사업(자치구 동 단위) 지원 확대 참여예산 전담조직(시민참여예산반) 설치 운영 등이다.
시는 지난 5년간 참여예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율을 높여왔다면, 올해는 참여예산을 통해 선정되고 실제 실행되는 사업의 품질 높이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첫째, 시민 제안사업 심사의 전문성,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복지, 여성, 일자리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분야별로 시민, 관련 분야 전문가, 공무원으로 구성된 '민관예산협의회'를 신설한다.
기존 참여예산사업 심사는 전원 일반시민으로 구성된 '참여예산위원회'의 각 분과위원회에서 담당했다.
사업의 효과성 타당성 검토 같은 행정적 분야에 대한 전문성 부족, 단순 행사성 사업 선정 같은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돼왔다.
민관예산협의회'는 각 분야별로 참여예산위원(시민),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 사업부서 공무원 등 20명 내외로 구성된다.
민관예산협의회'는 사업 심사 과정에서 충분한 숙의·공론화 과정, 현장확인 등을 거치면서 사업의 품질을 높여나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제안된 사업별로 현장 확인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사업제안자의 설명, 관련 분야 민간전문가 의견을 수렴한다. 또, 해당 분야 공무원이 사업 효과성과 타당성을 검토해 시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동일 유사사업을 융‧복합하는 작업도 담당한다.
또, 위원회는 시민참여예산을 넘어 시 주요 투자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 시에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시 전체 예산 편성과정, 집행 결산 모니터링 등 시 재정 전반으로 시민의 참여 영역을 확대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시 전체 예산안에 대한 의견 제시 예산 집행‧결산 모니터링 참여 예산낭비 감시 및 사업 모니터링 지역사업 사전심사 등 분야에도 참여한다.
또, 시 중장기 재정운용방향에 대한 심의에도 참여, 시 재정운영 중장기 계획'(5년 단위)에 반영돼야 할 중점투자분야, 다음연도 예산편성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둘째, 사업 제안 자격을 기존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에도 부여해 참여기회를 확대한다. 제안사업이 단순 아이디어나 행사 위주로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단체의 사업 아이디어도 받는다.
다만, 단체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업 제안에만 참여하는 것이며, 단체가 제안한 사업이 최종 선정되더라도 해당 단체가 당연히 사업 추진을 맡는 것은 아니다. 또, 직 간접적으로 예산 요구권이 있는 시 중간지원조직 등은 사업제안에 참여할 수 없다.
<'참여예산위원회' 선교육 후추첨으로 시민참여 문턱 낮추고 전문성은 강화>
셋째, 참여예산 편성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참여예산위원회'의 참여 문턱은 낮추고 전문성은 강화한다. 또, 시민 참여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위원회 정원을 300명(기존 250명)으로 증원한다.
참여예산위원회는 ｢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에 의한 참여예산 편성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지만 예산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추첨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식이어서 위원회 선정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참여예산 제도개선 TF’의 의견이 있다.
이를 위해 추첨으로 위원 선정 후 시 예산에 대한 교육과정인 '예산학교' 과정을 이수하는 기존 방식을 서울시민 누구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예산학교'를 개방(상설운영)하고 이수자 풀(pool)을 활용해 참여예산위원을 추첨, 위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자치구 동 단위 사업 지원 확대, 전담조직 '시민참여예산반' 하반기 신설>
넷째, 생활밀착형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 개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지역사회혁신계획'(3억원 지원)과 시 지원 주민참여예산사업(5억 원 지원)을 통합 추진하는 자치구에 내년부터 2억 원의 인센티브를 추가 부여한다. 주민 참여로 이뤄지는 자치구 단위의 협치를 활성화해 지역사회 발전과 문제 해결에 나서기 위해서다.
지역사회혁신계획은 자치구별로 민관협의체를 구성, 지역현안 조사‧분석 등을 공동으로 진행해 구 차원의 해결과제를 도출하는 생활밀착형 협치모델이다.
기존에 지원하던 자치구 참여예산사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금(5억원)은 올부터 운영성과 평가결과를 실시해 최대 5억5천만 원에서 최소 4억5천만 원까지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시범사업 결과 호응이 높았던 동 단위 마을계획사업은 올해도 총 25억 원의 예산을 배정, 소규모 마을친화적 사업을 지원한다.
다섯째, 시는 이와 같이 시민의 재정 참여가 확대된 만큼,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전담조직 '시민참여예산반'을 올 하반기 신설한다. 참여예산사업의 편성, 심의, 집행, 예산교육 과정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시민들의 재정정보 접근성을 높혀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운영 중인 '서울재정포털' 홈페이지(http://openfinance.seoul.go.kr)를 전면 개편, 20일부터 서울시뿐 아니라 자치구, 시 산하 공사‧공단 및 투자‧출연기관 경영정보 등 재정상황을 실시간 공개한다.
개편된 시스템은 시 뿐 아니라 자치구, 시 산하 공사·공단 및 투자·출연기관의 경영정보 등 재정상황을 실시간 공개하여 재정 정보에 일반 시민들의 대한 접근성을 확대했다.
시는 시민참여예산제 내에서 민 관이 기획부터 계획 수립, 실행, 평가까지 전 과정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재정 민주주의 협치모델 '협치예산제'를 내년 본격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인 참여예산제가 시민들이 낸 아이디어를 위원회 심사, 시민 투표 등을 통해 선정한다면, 협치예산제는 실행 과정부터 이후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 시민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보다 완결성을 갖춘 협치모델이다.
특히, 사업이 제안되면 최종 선정 이전에 민‧관이 함께 3단계(소통-구체화 -심화) 숙의를 충분히 거쳐, 사업 선정뿐 아니라 선정으로 가는 과정에 있어서의 협치의 의미를 충분히 제도화하는 실험적 시도도 할 계획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시는 '2018년도 시민참여예산' 시민제안사업을 오는 3월10일부터 4월20일까지(약 40일간) 접수한다. 시 참여예산 홈페이지(http://yesan.seoul.go.kr), 우편 방문(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시청 재정관리담당관, 민관협력담당관), 전자우편(juminyesan@seoul.go.kr)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장혁재 시 기획조정실장은 “‘시민이 시장’이라는 서울시정의 철학을 실천하는 핵심이 참여예산제도”라며 “시행 6년차를 맞아 시민이 사업을 제안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시 재정 전반에 대한 시민 참여를 확대하여 재정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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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참여예산제도 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