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부평경찰서 경무계장 경위 박 현 진
조모씨는 지난해 12월 6일 저녁 인천 강화도 해안도로에서 해병대 초병 2명을 차로 들이받고 쓰러진 병사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 1명은 중상을 입히고 초병의 총기를 탈취 도주하다 검거돼 그 후 조씨는 보통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고등군사법원에서 징역 15년으로 감경 선고됐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5년의 원심을 확정하면서, 피고인은 범행당시 피해자들을 초병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기 어려워 초병살해의 죄는 무죄이며 일반 살인 및 상해의 죄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을 보면서 수사를 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경찰관으로서 참 우울하다. 이왕 종결된 사건이므로 판결에 영향을 미칠 일도 아니니, 한말하자면 판결에 불만이다.
저녁이라고는 하나 라이트를 비추며 운전하면서 전방에 아스팔트길을 걸어가는 초병을 치었으며, 옆길 논바닥에 넘어 떨어진 두 병사를 칼로 찔러 죽이고 총기까지 뺏어 갔는데 초병이 아니라는 말인가.
설령 경계근무를 서지 않고 교대차 복귀중이라고 인식하였더라도, 군복을 착용하고 철모를 쓰고 소총을 메고 있는 군인을 죽였는데 그런 관대한 벌을 줄 수 있다는 것인가.
범인 조씨가 어떤 목적으로 병사를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했는지 본인만이 아는 문제겠으나, 죽은 사람만 억울하지. 아무리 산자의 편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병역의무를 마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군에 입대하여 12월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보초를 서다가 아무 이유 없이 살해를 당했는데 “죽은 자가 측은하기 짝이 없다.
사형의 폐지가 대세이고 또한 극형만이 능사가 아니지만, 범인의 범행임이 분명하고 피해가 중한 사실에 그에 어울리는 형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 길이 천국에 가기를 바라는 위령제를 지내는 것보다 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이러다가는 비위에 틀리는 상대방을 고의로 차로 들이받아 살해하고 종합보험 처리한 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받는 사건이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런 생각은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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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자의 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