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현일 기자의 시사펀치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두 달이 지났다. 사건의 진상은 어느 것 하나 규명된 것이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12명의 가족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기다림 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국민들 속에 벌써 잊혀 가고 있다’는 실종자 가족의 전언은 현재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는 25일 학교복귀를 앞둔 생존 단원고등학교 2학년 72명 학생들이 부탁의 글을 국민들에게 남겼다.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은 지금 사람들은 이제 저희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눈물을 쏟다가도 웃을 때도 있고 갑자기 우울해졌다가도 금방 웃기도 합니다.” 라며 글을 남기고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여야 간 견해차만 재확인하고 정회하였다. 여야가 따로 따로 진상규명 현장조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출발한 세월호 국조특위는 20일이 넘게 허송세월하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시시비비 시간끌기를 계속하고 있다. 예비조사 전문위원들도 위원장이 국회의장에게 결재를 올리지 않아 현재 한 명도 임명되지 않은 상태라고 하니 이게 국민의 국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세월호 가족들의 억장이 무너진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의 호소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1000만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초기에 100만 명 서명이 빠르게 진행됐으나 지금은 200만 명을 넘지 못한 채 정체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이 우리 국민을 욕 먹일 때 자주 냄비근성을 이야기 한다. 잠깐 끓다가 멈춰버린다는 속된 말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시간 끌기 탈출구로 자주 이용되었다. 진짜 그런 것인가? 세월호 마저 그래야 되는 것인가?
전교조는 법외노조라는 조직의 절대 절명이 위기에서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투쟁을 동일한 투쟁과제로 설정하고 식어가고 있는 세월호 투쟁에 불씨를 붙이겠다고 결의하였으며 학생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지역의 결의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지난 10일 삼청동 총리공관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사람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고공농성을 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11일 새벽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농성장 4개를 불법적으로 철거하는 등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을 무차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가 잊어지기 시작할 때 정권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민주노총은 이에 맞서 6월 28일 총궐기투쟁을 선포하였다.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위한 민주노총 투쟁이 다시 우리 모두를 일깨우는 재 점화가 되기를 기대한다.
세월호 참사는 이 땅의 모순이 집약된 사건이다. 분단체제에 기생하며 자본의 무차별적인 이윤을 보장하는 권력과 자본의 본질이 폭로된 사건이며 무능력한 정권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는 피어린 교훈이다.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되는 것이 세월호 참사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세월참사 진상규명 투쟁, 1000만 서명운동의 불길을 피워 이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의 씨앗을 만들어 나가자. 6월 28일 국민 총궐기 투쟁을 시발로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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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규명 언제까지 허송세월만 보낼 것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