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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시 물금읍 가촌리에 흐르는 낙동강 물결의 맛
상 위에 수저놓고 구수하게 한 곡조 뽑으며 그리웠던 얼굴들을 보니 친구들 참 어른됐구나. 매운탕 앞에 놓고 한자리 마주앉아 건배하는 이 순간도 조금 지나면 추억의 한 페이지로 기억될 터다. 지난겨울 그리도 매섭던 강바람도 먼발치에서 어느 순간 다가온 봄기운에 기가 죽었는지 자취를 감춘 듯 느껴진다. 전통의 맛 그리워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 정겹게 맞아주니, 70년 전통의 맛과 정을 따라올 이 누가 있으랴.
인기 메뉴인 잉어찜과 장어구이를 시켜놓고 구색 갖춘 바다 회도 한번 훑어본다. 가게에 걸린 옛 주인장 사진은 ‘낙동강 횟집’이 3대째 이어온 맛집임을 보여준다. 요즘 세상 자고 일어나면 생겨있는 것이 먹는 집일찐대, 전통이 있는 집은 뭔가 달라 요란하게 떠들기만 하는 법이 없다. 3대째 계속해서 이 집을 찾는 이도 있다니 분명 그 맛과 정성에 탄복한 탓이리라.
모든 요리는 130미터 지하 암반수를 사용하고, 주인이 직접 활어를 산지 직송하며 야채류는 무공해로 직접 재배한 것으로 상에 올린다고 하니 ‘착한 식당’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민물회 전문횟집이라 걱정하는 이도 있을 법 하지만, 양식장에서 나오는 민물고기는 안전하다는 전문가의 말씀에 마음놓고 맛보아도 되겠다. 강이나 연못등지에 서식하는 민물생선의 경우 간디스토마의 원인충인 간흡충이 기생하는 다슬기나 쇠우렁이와 공생하므로 날것으로 먹으면 위험하지만, 양식산 민물생선은 다슬기나 쇠우렁이가 없는 양식장에서 양식하는 덕에 간디스토마에 걸릴 염려가 없다.
사람을 끄는 민물횟감 특유의 향이 코를 간질인다. 매운 고추, 생강, 파, 참기름을 적당히 비벼섞은 초장을 듬뿍 찍어 맛보는 민물회는 육질이 쫄깃하기로 유명하다. 대바구니에 얹혀 나오는 불그스레한 향어 회는 돌돔 이상의 육질을 자랑해 부위별로 구분해 알고 먹으면 더 맛이 있다고 한다.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잉어찜도 놓쳐선 안 될 별미 중의 별미다. 이틀 정도는 수족관에서 잡냄새를 빼내야 먹기 좋다고 하니 잉어만큼은 오늘 잡은 싱싱한 놈을 찾지는 마시라. 진한 찜 국물에 넣어먹는 라면 사리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단다. 양파와 생강을 적당히 얹은 장어구이 역시 기운을 북돋기에 안성맞춤이다. 거기에 구수하고도 깊은 맛의 민물 매운탕으로 마무리하면 꽃샘추위 떨쳐내는 훈기가 속에서부터 뜨뜻하게 올라온다.
물금. 서로 금하지 말자(勿禁) 낙동강을 경계로 이런 저런 시비가 많았던 신라국과 가락국의 교역지인 이 곳에서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자'며 불리어진 이름이다. 부산역에서 기차로 20여 분 거리이고 지하철 2호선의 부산대 캠퍼스 역에서도 차편으로 5분여 거리라 그 이름처럼 이웃동네마냥 가깝다. 단체 손님의 경우 미리 예약하면 승합차로 픽업도 가능하다고 하니 봄바람도 좋고 봄볕도 좋은 날, 물금읍으로 훌쩍 떠나 ‘낙동강 횟집’을 들러보자.
바다고기에 비해 인심좋고 풍미 넘치는 잉어회가 한 접시(1kg)에 2만원, 향어 회는 한 접시(1kg)에 1만 8천원이고 별미인 잉어찜(小)과 장어구이는 각 3만원씩으로 스테미너를 보충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늦은 오후 11시까지 문을 열며 매월 셋째 주 월요일은 쉬는 날이니 다음을 기약하자. 남양산 IC에서 원동 방향으로 1022호 지방도를 타고 가다 동방탕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낙동강 횟집(055-384-3535)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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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멋집 맛집>70년 전통의 맛 낙동강 횟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