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종 만(군산해양경찰서 정보과장)
995년 남해안에서 좌초된 씨프린스호 사고는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는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신도 남서방 5마일 해역에서 홍콩선적 헤베이 스피리트호가 대형 크레인 바지선과 추돌하여 사상 초유의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선박 사고들이 이어져 아까운 생명과 재산을 잃고 해양환경 또한 위협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해난사고의 대부분은 인재에서 비롯된다. 한순간의 방심과 나태함이 많은 인명을 앗아간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서 안전항해를 위한 항행경보 업무의 시초가 타이타닉호의 사고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자 한다.
1912년 4월14일 타이타닉호는 2천208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영국을 떠나 미국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전진하고 있었다. 항해에 나선 지 4일 하고 17시간이 지날 무렵 타이타닉호와 가장 가까운 캘리포니안호로부터 대서양의 북위 42도, 서경 49도~51도 부근에 유빙이 떠돈다는 정보를 알려 왔다. 그러나 타이타닉호의 통신사는 교신 중에 끼어들어다는 이유로 이를 묵살해 버렸고, 이로부터 10분 후 어둠속에서 나타난 빙산이 타이타닉호를 할퀴고 지나가고 말았다.
이 사고를 계기로 1914년 '해상에서의 인명안전을 위한 국제협약(SOLAS)'이 채택되었고, 70년대 들어 해상교역량이 증가하자 국제해사기구(IMO)는 보다 적극적으로 해상에서의 인명안전과 항행능률을 개선하기 위해 1979년 '해상에서의 수색 구조에 관한 국제협약(SAR)'을 채택하게 됐다.
그래서 1999년 2월 '세계해상조난안전제도(GMDSS)'라는 획기적인 전방위 통신제도가 탄생하게 됐으며, 해난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국제수로기구(IHO)와 국제해사기구에서는 전 세계를 16개 구역으로 나누어 각 구역별로 책임국가를 지정해 인공위성을 통해 모든 선박들에게 항해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제도를 '세계항행경보제도(WWNWS:World-Wide Navigation Warning Service)'라고 한다.
동남아시아는 11구역으로 회원국은 한국, 중국, 일본 등 10개국이며, 일본이 조정국을 맡고 있고 우리나라는 국립해양조사원에서 항행경보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에서는 암초, 침선, 해상사격훈련 등 선박 안전항해를 위협하는 정보들을 TV나 라디오 방송 그리고 수협중앙회의 어업무선국, 해양경찰청의 해상교통문자방송(NAVTEX) 등을 통해 우리나라 연안의 크고 작은 선박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서비스(SMS)로 단 몇 초 만에 항해자들에게 신속·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안전항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해양경찰청은 해상에서의 조난, 선박 사고 등 구조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응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크게 기여하기 위하여 정보통신부 위치정보법 시행령 특수번호에 해양사고 긴급번호 122를 추가하고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해양에서 사건·사고발생시 국민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통합된 신고·접수 창구가 없어 대부분 119 등 육상 중심의 구조기관에 신고 된 후 해양경찰에 전달되므로 현장출동이 늦어져 인명피해가 컸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지난해 해양경찰청은 정보통신부와 수차례 협의를 통하여 해양사고 긴급번호 122를 부여받게 되었다.
해양사고 긴급신고 122는 첨단 IT 기반의 지능형 상황관제 지령시스템으로 해양사고범죄 신고에 대하여 신고자의 위치 정보를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제공 받을 수 있어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인명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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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타이타닉호 사고가 만들어낸 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