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각 관청에는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존재하였고, 이곳에 부근(付根)을 두거나 지전(紙錢)을 태우는 의식이 존재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필교(韓弼敎, 1807-1878)가 그려 남긴 숙천제아도(宿踐諸衙圖)에는 사복시나 재용감, 종친부, 공조, 선혜청 등 한양 도성내의 관청들을 비롯하여 황해도 신천군 등 지방 관아들의 모습도 소상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 각 관청에서 신당을 두고 관리들이 제사를 지냈던 것은 해당관서에서 맡은 업무와 관원들의 안과태평(安過太平)을 기원하는 의미였다.
사복시의 신당은 주 건물을 둘러 친 담장 밖 한 켠에 있는 한 칸 규모의 건물이다. 재용감의 신당 또한 주건물과는 어느 정도 격리된 공간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당 주변에는 여러 그루의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재용감의 신당 또한 그 규모면에서 사복시의 신당과 크게 차이가 없다.
선혜청의 신당은 담장과 담장 사이의 비교적 좁은 공간에 마련되어 있으며, 규모는 1칸이다. 비교적 좁은 공간을 활용해 신당을 마련한 것은 공조의 신당과 동일하다. 종친부의 신당은 담장으로 구획된 별도의 공간에 자리한다. 신당자체에 별도의 담장을 둘러 공간을 구획하고 다른 관청의 신당에 비해 비교적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이름난 명산을 오악(五嶽)으로 삼아 국가의 제사를 지내왓다. 그래서 산신에 대한 제사는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중요한 제사대상으로 존재했다. 국가적 차원이 아닌 마을단위의 산신제는 그 기록을 확인할 수 없어 정확한 기원을 파악할 수 없으나 대개 마을이 생겨나면서 마을신으로서 산신을 모셨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당신은 마을을 관장하는 신으로서, 경우에 따라서는 산신과 동일하게 여겨지기도 하며, 도당과 산신, 부군을 동일한 신격으로 보기도 한다.
한편 산신제가 부군당제나 성황제의 절차에 속해 이중구조를 이루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는 부군당제와 성황제를 지내기 전 산신제를 먼저 지내는 양상으로 성황제나 부군당제에 의한 절차로 산신을 따로 모시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은 산신을 성황이나 도당, 부군과 달리 별개의 신령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도당과 산신, 부군 등이 서로 다른 신령인지 혹은 서로 다른 신령의 개념이 지역신으로 인식되면서 서로 다른 것으로 인식되던 대상들이 통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성황(城隍)은 민간차원에서 왕성하게 모셔졌던 성황제는 유교를 중심으로 국가의 질서가 재편되던 조선 초기부터 국행제(國行祭)의 대상이 됐다. 조선 초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방의 성황에까지 왕명을 대신한 지방관이 기존의 민간차원에서 치제되던 성황제를 주도함으로써 전국에 왕권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질서를 세우고자 의도한 것이다. 각 지방의 성황에 대한 제사는 그 규모나 절차 등이 정해져 있다. 그그것은 유교적 이상에 의한 것이었고, 국가에 의해 음사로 규정되어 금해졌던 민간차원의 성황제는 여전히 성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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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당제(府君堂祭) 산신제(山神祭) 도당제(都堂祭) 성황제(城隍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