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재정경제부의 요청에 따라 22개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조달금리와 영업비용을 포함한 대출원가 실태를 알아보고 있다. 최고 연 66%에 달하는 등록 대부업체의 금리상한 인하 논쟁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주목된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실태 조사는 살인적 고금리와 불법추심에 시달린 서민들의 피해에는 눈을 감으면서, 폭리를 일삼아 온 대부업체의 영업과 수익보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절름발이 조사에 지나지 않는다. 금융당국 직접 나서 대부업체의 조달금리까지 증명하면서 업체의 수익 챙기기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 높은 조달비와 영업비를 감수하며 서민을 갉아먹는 대부업체를 금융감독 당국이 보호할 필요가 없다. 비정상적 고금리 영업을 횡행하는 왜곡된 대부시장은 시급히 없애야 할 시장일 뿐이다. 금리상한 인하는 과도하게 팽창 난립한 대부업체 수와 고리대 시장을 축소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충격적인 것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한국이지론의 이른바 서민 맞춤 대출 서비스’를 분석한 결과 1만7000여명의 대출 신청자 가운데 40%인 7000여명이 기존 채무자이거나 무직자, 신용정보 과다 조회자’로서 대출 부적격자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근거로 금리상한선을 낮추면 대출 부적격자들이 사채 암시장으로 몰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개인파산제나 회생제 등 공적 채무조정제 활성화나 사회연대은행처럼 저금리로 대출하는 서민전용 전문 대출기관 설립 등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더구나 기존 대부업체의 이용 조건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대출 수요가 사채 시장으로 몰린다면, 그 결과는 채무자를 영원한 사채업자의 노예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고금리 미등록 사채시장에 대해서는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금감원이 등록·미등록 대부업체의 법 준수 여부와 서민들의 피해사례 등 구체적 실태조사를 외면한 채 대부업체의 비용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지나친 임무 방기다.
민주노동당은 금융당국이 △등록 대부업자의 이자율 최고한도를 옛 이자제한법 수준인 연 40%로 제한 미등록 대부업자와 여신금융기관, 개인 간 사채의 최고이자율을 연 25%로 규제 △금융감독위원회의 대부업 실태조사 의무화 등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금융당국 대부업체 그만 챙겨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