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언제나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일정한 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경우도 있고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민심 때문에 엉뚱한 결과가 나타나는 수도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치러진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에서 민주당 후보인 투르만과 공화당 후보인 듀이가 맞붙었을 때 신뢰할 만한 시카고 트리뷴도 여론을 내세우며 듀이의 승리를 발표했었지만 그날 새벽에 투르만이 승리하여 대통령이 된 적도 있다.
그러나 좋은 나라일수록 민주적인 나라일수록 국민의 여론이 존중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있었던 미국 중간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이라크 전쟁이었고 미리 예측했던 대로 미국의회의 과반수는 민주당이 차지하게 되었다.
부시는 즉시 국민의 여론에 따라 이라크 전쟁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초당적인 <이라크 문제 연구 그룹>을 설치하고 과거에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를 좌상으로 앉히는 동시에 유력한 민주당 인사 리 해밀턴을 포함시켜 여야를 초월한 10명의 연구위원을 임명하였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당파를 초월한 의견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정권의 최대의 약점은 그런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만 일을 하겠다고 하니 될 리가 없다. 민주주의에서 너무나 거리가 멀다. 미국을 미워하지만 말고 그런 미국에서 좀 배우면 어떨까.
민주주의의 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