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鍾九 의원(한나라당 강남 갑)은 최근 국가정보원의 도청 X파일의 존재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지난2002년 9월 정형근 의원이 국회 정무위에서 도청자료를 토대로 공개한 한화의 전방위적인 대정부로비에 대해 검찰의 전면적인 재수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당시 책임자(재정경제부 장관)로서 무리하게 매각을 강행했던 전윤철 감사원장과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포함해 핵심인물들을 본격 수사해야 한다.
정형근 의원 폭로 내용
지난 5월5일 한화 김연배 사장이 독일에 체류 중인 김승연(金昇淵) 회장에게 전화해 대생 인수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김 회장은 민주당 한 대표와 노무현 후보를 접촉해 협조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
노 후보에게는 협조 요청 대가로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워싱턴 정가에 존재하는 노 후보에 대한 우려를 씻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 회장은 또 한화가 98년까지 소유했던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김현섭 대통령민정비서관에게 9월4일 전화를 걸어 박지원 비서실장이 (한화그룹의 인수작업에) 나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부탁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실장이 같은 날 윤진식(尹鎭植) 재정경제부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생 매각은 대통령 관심사항인 만큼 내일(9월5일) 열리는 회의에서 한화에 매각하도록 결정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 회장은 같은 날 민주당 공적자금 국조특위 정세균(丁世均) 위원장에게도 연락, 협조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한화의 대생인수에 반대하는 어윤대 교수(매각심사소위 위원장, 현 고려대 총장)에 대해서는 매장을 시키라고 했다.
진행상황
김연배 한화 부회장이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제공한 정치자금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뒤 서울고법 형사 1부(이주흥 부장판사)에서 항소심이 진행중입니다.
검찰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대한생명 인수의 핵심인물로 지목하면서도 관련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기소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당시 대한생명 매각에 대한 의사결정권자였던 전윤철 감사원장(당시 재정경제부장관 겸 공적자금관리위원장)과 이근영 당시 금융감독위원장 등 핵심인물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전윤철 원장은 한화의 성하현 부회장으로부터 15억원의 채권을 뇌물로 공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공무원 고발의무’를 어긴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유야무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8월18일 국회 법사위에서 많은 국민이 (전 미림팀장으로부터 압수한) 테이프 2백74개 가운데 정경유착, 권력형 비리와 관련된 의심을 갖고 있고,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요구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법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지만 검찰의 수사단서로 삼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적극적인 수사의지를 밝혔습니다.
풀리지 않은 다섯가지 의혹.
1.박지원 비서실장 등 정권핵심의 지시 여부
2.김승연 회장의 직접 로비 지시 여부
3.정부여당 고위관계자의 추가 뇌물수수 여부
4.한화인수 지원을 위한 당국자들의 공모 내막
5.맥쿼리와의 이면계약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감사원도 더 이상 미적거리지 말고 맥쿼리와의 이면계약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대생매각에 대해 전면적인 감사에 착수 3조5천억원의 국민혈세가 들어간 금융기관을 부적격자에게 헐값에 매각한 진상을 규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시 책임자(재정경제부 장관)로서 무리하게 매각을 강행했던 전윤철 원장을 제척해야 합니다.
대생 매각 의사결정과정에서 재정경제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담당자들과 금융감독위원들은 △한화의 결격 △ 매각가격의 헐값 책정 등을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전윤철 장관은 ‘자격보다 가격이 중요하다’ 며 한화에의 매각을 적극 추진했고, 이근영 위원장은 금감위가 합의제행정기관임에도 단독으로 한화의 인수자격을 승인했습니다. 전 장관과 이 위원장 등이 한화에 조기매각으로 가닥을 잡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은 매각심사 소위(위원장 어윤대 고려대 교수)의 심사 보고서를 한화에 유리하도록 조작, 매각을 강행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발생해 수 차례 지적이 됐는데도 감사원은 감사에 착수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원장이 사건의 핵심인물로서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X파일의 존재가 공개돼 한화의 전방위 로비와 정권핵심들의 개입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전 원장이 스스로 고해성사를 하거나 제척된 상태에서 감사원이 제대로 된 감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X파일의 존재가 확인된만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