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보좌진의 밤샘과 노고는 올 해도 계속되었다. 2005년 국정감사는 일부 언론의 비판은 있었지만, 문화관광위원회의 경우 정쟁감사가 아니라 정책감사로 자리를 잡아가는 국정감사였다고 할 수 있다.
정병국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 기간 중 69권의 정책자료집이 발간되었고, 의원들의 열의와 열정이 돋보이는 국정감사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질의는 새로운 모습으로서,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의 피감 태도와 불성실한 자료 제출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반복되었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국정감사와 상임위에서 지적한 사항에 대해 시정했다고 하였지만, 이 번 국정감사에서 또 반복 지적을 받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아쉬움도 남았다.
문화관광위원회는 위원이 24명인데, 이번 국정감사에서 32개 기관을 다루었다. 국정감사 기간 20일 동안에 이처럼 많은 위원들이, 많은 피감 기관을 다루다 보니, 위원들이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충분한 감사를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질의 시간이 부족하여, 심층적으로 질의를 하지 못해 겉？기 식의 감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이러한 국정감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선책이 필요하다.
첫째, 상시 국정감사의 도입이다. 그동안 나는 일정한 시기에 집중되는 국정감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상시 국회 및 상시 국감을 주장해 왔다.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연중 쉬지 않고 열려야 한다. 또한 많은 기관에 모든 위원들이 모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주요 기관별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집중 감사를 할 필요도 있다.
둘째, 증인 불출석에 대한 처벌 강화 문제이다.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등에 관한 법률 제12조(불출석등의 죄)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많은 위원회에서 여러 증인이 불출석하였고, 문화관광위원회만 하더라도, 9명의 증인 중 6명의 증인만 출석했다.
증인 출석요구가 정파적으로 흘러서는 안 되겠지만, 여 야가 합의를 한 증인은 반드시 국회에 출석하여 국정감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증인 불출석에 대한 고발은 해당 위원회에서 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동안 증인에 대한 고발과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증인 불출석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위원들 간의 지나친 과열 경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국정감사를 모니터하는 NGO의 역할은 지대하였다. 특히 정쟁 국감보다 정책 국감이 자리잡아가는 등의 긍정적인 변화에는 NGO가 큰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NGO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질적인 경쟁보다는 양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심층적이고 대안 있는 질의보다는 NGO의 평가를 의식한 질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국정감사 본래의 목적을 훼손할 우려가 있음으로, 우리 모두가 반성할 과제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나 자신도 많은 반성을 했다.
6년째 문화관광위원회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전문성은 확보되었으나 매너리즘에 빠져 현장 방문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동안 국정감사에서 현장 방문을 많이 하였는데, 이번에는 현장 방문을 자주 하지 못해, 직접 현장 방문한 많은 동료 의원들에 비해, 뒤떨어지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전 국정감사나 상임위에서 지적한 사항을 또 다시 반복 지적하면서 어떤 한계를 느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지적을 넘어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2005년 국정감사는 무엇보다 나의 매너리즘을 뒤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하는 국정감사였다.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앞으로의 상임위 회의나 국정감사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국정감사를 마치고
